이커머스 이슈 🛒새로운 정부 탄생, 한국 이커머스의 운명은?

새 정부 탄생, 한국 이커머스의 운명은?

2025년 대선 이후, 유통업계는 다시 한 번 긴장감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이커머스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 자체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정부는 출범 전부터 ‘온라인 플랫폼 규제’ 필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그 핵심에는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제정이 있습니다.
쿠팡, 네이버, 배달앱 등 주요 플랫폼이 입점 셀러들에게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책정하거나, 노출 알고리즘을 불투명하게 운영하는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플랫폼은 수수료, 광고비, 노출 기준 등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해야 하며,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도 보다 명확하고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해당 정책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 알렛츠 등 플랫폼의 폐업 및 정산 미수 사태로 인해 많은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고, 입점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이커머스 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국내 플랫폼들은 중국발 C커머스 기업들의 대규모 진출이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규제 강화만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C커머스 공습이 본격화된다

2025년, 중국발 C커머스(China Commerce)의 한국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마동석, 기안84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둥닷컴(JD.com)은 인천·이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서울 일부 지역에서 12시간 초고속 배송을 준비 중입니다.

특히 징둥닷컴은 ‘정품 보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의 저가형 C커머스 이미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국내 브랜드 및 유통 기업들에게는 더욱 직접적인 경쟁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경쟁은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공평한 경쟁일까?

최근 공정위는 월 10건 이상의 소비자 민원이 접수되는 쇼핑몰에 대한 정보 공개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소비자원의 피해 구제 민원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민원 다발 쇼핑몰’로 지정되어, 소명 기회를 거친 후 명단이 공개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는 시의적절한 조치라 할 수 있지만, 국내 기업들만 이러한 규제 적용 대상이라는 점에 대한 형평성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어 웹사이트를 통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짝퉁 제품을 판매하거나, 결제 후 배송 없이 운영을 종료하는 스캠 쇼핑몰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쇼핑몰들이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어, 국내 법이나 규제로는 실질적인 제재가 어렵고, 소비자 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만을 대상으로 한 규제 강화는 자칫 국내 기업들에게만 불리한 조건을 안기게 되며,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규제보다 ‘기술 경쟁력 보호’가 먼저

오늘날 유통, 특히 이커머스는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과 사용자 경험(UX)의 경쟁이 핵심이 된 시대입니다.

과거의 위메프, 티몬, 알렛츠, 1300K 등이 도태된 이유도 결국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쿠팡이 유통 대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1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배경 역시, 막대한 자본보다 물류, UX, 알고리즘, 결제 시스템 등 기술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AI 기반의 쇼핑 에이전트와 추천 시스템이 플랫폼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소비자 선택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이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단순한 규제보다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유통은 국가 경제와 산업의 중추입니다. 해외 플랫폼이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구조는 단순한 시장 논리를 넘어, 국가 차원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새 정부는 업계의 현실과 변화하는 국제 경쟁 환경을 면밀히 검토하여,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균형 잡힌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