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JTBC

한때 굉장히 유명했던 야채가게가 있었습니다. 바로 총각네 야채가게죠. 지금은 전성기에 비해 인기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한때 이 브랜드는 성공한 청년 창업의 대명사로 통했습니다.

그렇다면 총각네 야채가게는 왜 성공했을까요? 바로 '총각'과 '야채가게'라는 언뜻 생각하기에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상반된 두 가지 요소가 조합되어, 극적인 대비 효과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어필했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핫했지만 이제는 믿고 거르는 단어가 되어버린 업체명들..

최근 몇 년 사이 유행했던 이른바 청년 시리즈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영업' 하면 중장년을 떠올리기 쉽지만, '청년'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젊고 신선한 느낌을 주며, 차별화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청년'이라는 키워드가 너무 남발되어 오히려 올드함의 상징이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이처럼 서로 모순되거나 대조적인 이미지를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는 마케팅 기법을 패러독스 마케팅이라 부릅니다.

칸예 웨스트의 고기집 사진이 10년 넘게 회자되는 이유

최근 한국에서 감동적인 라이브 공연을 선사한 칸예 웨스트는 패러독스 마케팅과 인연이 깊은 인물입니다. 세계적인 팝스타이자 부자인 그가 2011년 첫 한국 방문 당시, 시골 불고기집에서 고기를 먹는 사진이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많은 이들은 그가 고급 레스토랑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엉거주춤 자세로 고기를 먹는 모습은 충격적이면서도 큰 웃음을 자아냈죠.

2020 미 대선후보의 위엄..

이러한 칸예의 '꾸밈없는 모습'은 한국 팬들에게 큰 호감을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들이 방문하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뻔한 광고 촬영과는 달리, 그는 진실되고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한국 팬들의 지지와 호감도가 크게 상승하게 됐습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정보다 오랜 기간 한국에 체류한 칸예의 행적 하나하나가 온라인에 공유되면서 그가 쥬씨의 블루베리 주스를 하루에 5잔 이상 즐겨마 셨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화제가 된 것이죠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쥬씨는 물들어올 때 노를 제대로 젓는 모습을 보이면서 톡톡한 마케팅 효과를 누렸습니다 물론 또다시 친근한 이미지로 한국 팬들에게 호감을 산 칸예 웨스트까지 서로 윈윈이 된 마케팅 사례죠

소비자들은 '작위적이지 않은' 것을 원한다

패러독스 마케팅이 효과적인 이유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만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넘쳐나는 정보와 광고 속에서 웬만한 마케팅 기법을 다 경험해본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더 신선하고, 새롭고, 무엇보다 작위적이지 않은 것을 원합니다. 최근 이색 콜라보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LA다저스 경기장에 버튜버가 등장한 이유

서로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만날 때, 사람들은 그 신선함에 끌립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하나의 밈이 되어 SNS와 커뮤니티에서 바이럴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최근 LA다저스 경기장에 등장한 일본 버튜버 아이돌 그룹의 콜라보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극히 일본적인 버튜버와 미국적인 야구 구단이 조합된 이 상황은 큰 화제를 일으켰고, 많은 곳에서 바이럴 효과를 누리며 성공적인 마케팅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우리 브랜드와 가장 안 어울리는 것은 무엇일까?

패러독스 마케팅은 상반된 두 요소를 결합하여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 강력한 마케팅 기법입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단순한 광고 이상의, 새롭고 진정성 있는 경험을 원합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조합과 그로 인한 신선함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인상은 현대 마케팅에서 중요한 전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우리 상품 우리 브랜드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것 가장 거리가 먼 것은 무엇일지를 말이죠 어쩌면 의외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의 답은 거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